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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맛봐야 할 의외의 음식들, 짜장면과 수제맥주

*주관적이고 비전문적인 그냥 내 느낌. 내돈내산.


한적한 평일, 잠시 휴가를 내고 동해안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강릉과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맛보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선 여행이었다.

 

그래도 역시 동해안을 왔으니 바닷가를 찍어야.
많이 따뜻해진 날씨에 바닷가에서도
두꺼운 외투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괜찮았다.

나 혼자 있는 해변에서 파도소리를 듣는 평화로웠던 오후.

간간히 피어있는 매화도 보였는데,
1~2주 정도 후에는 절정을 이룰 듯.


'강원도', '동해안' 하면 먹거리로 우선 떠오르는 것들은
회와 두부, 닭강정 정도이지만,
매번 같은 음식들만 먹다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싶을 때도 있다.

'굳이 이걸 강원도에서?'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그곳이 강원도에 있기 때문에
강원도에 간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
의외의 장소 2곳을 소개해본다.

 

속초의 이색적인 짜장면, 홍용가

 

속초에 있는 아담한 중국집 홍용가.
우연히 알게 된 곳인데, 상당히 독특한 짜장면에
호기심이 생겨 찾아가게 되었다.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듯 하고, 휴무는 매주 화요일.
전화 예약 때 메뉴도 같이 정해야 하는데,
양이 많다는 후기들이 있어서
두 명이서 먹을 식사로 짜장면과 탕수육을 하나씩 주문.

탕수육은 북경식, 광동식, 산동식 세 종류가 있는데,
북경식만 1~2인 용의 작은 사이즈가 있다고.

홍용가 메뉴와 가격.

메뉴에는 없지만 굴짬뽕도 있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내 주시는 스프.
따뜻하니 속을 풀어주기 좋지만,
내 입맛에는 다소 짜게 느껴졌다.

곧이어 나온 홍용가의 짜장면.
굉장히 이색적인 비주얼인데,
일반 짜장 소스가 반, 그리고 팔보채 같은
전분기가 있는 해물 소스가 반을 차지하고 있다.
큼직큼직하게 들어 있는 해산물도 눈길을 끈다.

이어서 나온 북경식 탕수육.
꿔바로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짜장면은 두 가지 소스를 잘 섞어서 먹으면 된다.
스프가 다소 짜서 걱정했었는데, 짜장면은 딱 좋은 간.
달거나 짜지 않고, 들어있는 해물들의 맛과 식감도 아주 좋았다.
속초에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먹어볼 만한 짜장면.

엄청 배가 불렀음에도 소스가 맛있어서
공기밥을 추가 주문해서 비벼먹었을 정도.
살짝 고슬고슬하면서 누룽지의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베어있는 밥 맛도 좋았다.

탕수육도 다른 곳에 비해 담백한 맛.
고기의 식감이 아주 좋았다.
밑간도 거의 안 한 것 같은데
냄새 없이 깔끔하고 씹는 맛도 좋은 편.
하지만 짜장면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다소 약했다.
다음엔 짬뽕을 한 번 먹어보기로.

설악산과 울산바위가 펼쳐져 있는 속초의 흔한 중국집 뷰.

 

강릉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릉에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이제 꽤 유명해져서 방송에도 많이 나오고,
대형마트나 주류 전문점에서도 쉽게 맥주를 살 수 있지만,
브루어리의 분위기나 음식 맛도 기억에 남는 곳이라
강릉에 올 때 마다 방문하게 되는 곳.

바닷가에서는 거리가 꽤 있지만,
버스 터미널에서는 멀지 않은 편.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도 있다.

오래된 막걸리 양조장을 개조한
브루어리와 펍의 내부가 참 아늑하다.
야외 자리의 분위기도 좋은데,
미세먼지가 심했던 날이라 밖에 앉지는 못함.


버드나무 브루어리 메뉴와 가격.
안주 중에서는 피자가 가장 유명한 편.
맥주 가격은 7~9천원 수준.

먼저 주문한 맥주는 미노리 세션과 대굴령 페일에일.

미노리 세션은 쌀을 첨가한 세션에일.
유자와 어우러진 꽃 향에 약간의 후추 향도.
투명한 외관에 거품은 오래 지속되는 편.
약한 시트러스 뒤에 부드럽고
구수한 몰트 풍미가 아주 길게 이어진다.
쌀을 사용한 효과가 확실히 드러나는 맥주.

대굴령 페일에일은 망고와 오렌지가 어우러진
달큰한 과일 맛이 강하게 느껴짐.
풋풋한 솔 향과 약간의 텁텁한 풀 맛도.

안주로 주문한 건 피쉬앤 칩스.
몇년 전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때에 비해서는 생선 살이 너무 물러서 아쉬웠다.

다음으로 주문한 맥주는 백일홍 레드에일과 즈므블랑.

화사하고 달큰한 몰트 풍미에
복숭아 같은 적당한 과일향이 어우러진 맥주.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맥주 중 가장 좋아하는 맥주다.

즈므 블랑은 산초와 국화를 넣은 밀맥주.
효모의 바나나, 꽃 향기를 느낄 수 있고,
약간 생강 같은 맛도 느껴진다.
너무 찰 때보다 온도가 조금 올라가면 향이 더 풍부해짐.

 어쩌다보니 메뉴에 있는 맥주를 다 마셔보게 되었는데,
하슬라 IPA는 시트러시함 보다는 달달한 망고 풍미와
풋풋한 홉의 느낌이 강했던 맥주였고, 경포 더블 IPA는
하슬라와 유사한 느낌이지만 그 정도가 더 세고 헤이지했던 듯.

즈므 블랑과 미노리 세션, 백일홍 레드에일이
독특하기도 하면서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을 듯 한 추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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