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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리뷰: 국산 라거의 정상을 향한 정면 승부, 한맥vs.테라

-.주관적이고 비전문적인 그냥 내 느낌.

'맥주'하면 당연히 하이트와 카스 중에
선택해야 하는 줄 알았던 때가 있었는데,
하이트의 자리를 대체한 테라의 점유율이
무섭게 치솟은 작년 한 해 였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는지,
오비 맥주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한맥.
2021년 맥주 시장의 패권은
테라와 한맥, 둘 중 어떤 맥주가
차지하게 될 지 궁금한 마음에
두 맥주를 함께 마셔보았다.

 

테라가 강조한 포인트는 '100% 리얼 탄산'.
상업맥주에서는 주로 발효가 된 맥주 원액에
이산화탄소를 주이하는 방식으로 탄산을 만드는데,

테라의 경우는 소규모 수제맥주에서 하는 것처럼
맥주 원액에 투입한 설탕을
효모가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탄산이 생성된다는 뜻인 것 같다.

방식은 다르지만 화학적 구성은 같을텐데,
이산화탄소 주입보다 자연 탄산화가
더 좋은 점을 생각해보면, 탄산 그 자체보다는
효모가 설탕을 분해하는 과정의 수 주일 간
숙성되는 시간을 더 가진다는 점 일 것 같다.

테라 광고는 공유가 등장해 '100% 리얼 탄산'을 외치고,
한맥 광고에서는 이병헌이 '탄산은 맛이 아니잖아?'라며
테라의 주장을 정면으로 '깐다'.

한맥은 요즘 트랜드(?)에 맞춰 'K-라거'를 표방,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맥주에 넣었다고 한다.

쌀을 넣어서 'K-라거'가 된다면
쌀떡보다 밀떡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밀떡으로 만든 떡볶이는 어느나라 음식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그렇다고 하니
그렇다 치고 넘어가기로 했다.

맥주 비교 시음, 한맥 VS.테라

오른쪽이 한맥, 왼쪽이 테라.
한맥이 조금 더 진한 색상이다.
거품은 테라가 더 풍성하고, 지속되는 시간도 길다.

향은 두 맥주가 거의 비슷하다.
시큼함이 섞인 옥수수의 냄새.
시큼함은 테라 쪽이 더 강하다.
다행히 양 쪽 모두 특별히 쇠 냄새까지는 나지 않았다.

<한맥>

맥주 자체에서 느껴지는 탄산감은
오히려 한맥 쪽이 조금 더 강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옥수수의 느끼한 단 맛이 우세.
쌀을 첨가한 효과는 오히려 더 느끼한 맛으로 작용한 듯.

중반부 이후로는 시큼한 산미가 강하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묵직하지는 않지만
나름 구수한 몰트의 뒷 맛. 둥글레차 느낌.

 <테라>

테라 역시 전체적인 맛의 구성은 한맥과 비슷하다.
옥수수, 시큼함, 약간의 몰트풍미로 마무리.

차이가 있다면 테라가 한맥보다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시고, 마무리에서는
고무와 같은 다소 불쾌한 맛이 조금 더 난다.
느끼한 들척지근함은 덜하다.

테라+참이슬, 테슬라의 시너지를 기획 단계부터 고려했을까?
웬만하면 그냥 마시지 말고, 소맥으로 마시는 게 나을 것 같다.

<한맥 VS. 테라, 총평>

개인적으로는 테라보다는 한맥 쪽의 손을 들고 싶지만,
굳이 선호를 드러낼 만큼 한 쪽이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회식 자리라면 부장님이 원하시는 맥주를 시키면 될 것 같고,
내가 골라야 할 입장이라면 차라리 그냥 카스를,
그 외에 맥주에 집중할 수 있는 TPO라면
수없이 널리고 문턱도 낮아진 다른 옵션을 선택할 듯.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나름의,
스타벅스 커피는 스타벅스 커피 나름의,
믹스 커피는 믹스 커피 나름의
고객의 니즈와 기획 의도,
그에 맞는 미덕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K-라거'라는 명칭은 국위선양을 위해
아직까지는 사용을 지양했으면 좋겠고,
대한민국 '대표맥주'를 뽑는 것도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양 쪽 모두 아쉬웠던 맥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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