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로망 살아봐도 될까? 옥탑 원룸 장단점, 옥탑 구하기 팁!
이사할 때의 첫 번째 조건은 '무조건 옥탑' 이었습니다. 아직 겪어봐야 할 일들이 더 많지만, 초기의 경험으로 옥탑 원룸의 장단점에 대해, 또 옥탑방을 구할 때 살펴보아야 할 점 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옥탑방의 장단점>
옥탑방의 장점 ① : 층간소음에서 자유롭다.
드디어 층간소음에서 해방됐습니다. 3살짜리 남자 쌍둥이와 그 부모, 조부모 세대까지 3대 가정의 거실 밑에서 생활하다, 머리 위에 아무도 살지 않는 옥탑으로 이사를 오다보니, 층간소음이 없다는 점이 너무나 홀가분 합니다. 물론 아랫집에서 현관문을 세게 여닫거나, 심하게 쿵쿵거리는 등 가끔씩 전달되는 소리와 진동은 있지만, 그 정도는 저 역시 살다보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정도이고, 생활에 전혀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옥탑방의 장점 ② : 젊은 날, 옥탑의 로망
옥탑이라는 공간은 참 매력적입니다. 비록 주택가에 위치한 옥탑이지만, 눈 앞에 쭉 펼쳐진 올망졸망한 주택이 석양의 오묘한 빛깔 속으로 잠겨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 입니다. 또, 10만원 정도면 파라솔과 캠핑 의자나 침대, 조명 등을 갖춘 휴식 공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햇볕을 쪼이며 차가운 아이스 커피나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 맛도 쏠쏠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서 고기도 구워먹고, 술잔도 나누며 집에서도 캠핑을 온 듯한 기분을 낼 수도 있습니다.
옥탑방의 장점 ③ : 시원하다.
옥탑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금새 방 안으로 불어옵니다. 볕이 세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방 안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고, 또 방 안이 더우면 밖에 나가 드러누워 있어도 되니, 정말 쾌적합니다.
옥탑방의 단점 ① : 곰팡이
이사하면서 도배를 새로 하기는 했지만, 방 안 구석 쪽과 주방 근처, 화장실 쪽에는 곰팡이가 꽤 많이 슬어 있었습니다. 전에 살던 임차인의 이야기로는, 관리를 한다고 해도 겨울철 결로현상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두해 살다보면 어느 새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옥탑방의 단점 ② : 너무나 뜨거운 햇볕
바람은 시원하지만, 볕은 정말 뜨겁습니다. 특히나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정 서향이기 때문에, 해가 넘어가는 오후 시간때에는 거의 직사광선에 가까운 볕이 비춰집니다. 주변에서 볕을 가려줄 높은 건물이나 산이 없기 때문에, 온전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볕 입니다.
옥탑방의 단점 ③ : 시원하지만...겨울엔 추위가 심할 듯 하다.
초여름에도 일교차가 큰 날엔 새벽에 한기를 느끼곤 했습니다. 칼바람이 불어올 겨울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창문에는 에어셀을 붙이고, 매트리스가 있는 근처의 벽면에는 뭐라도 좀 둘러놔야 한기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옥탑방의 단점 ④ : 옥탑인 만큼, 높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제가 살고 있는 방은 5층 위에 있는 옥탑입니다. 즉, 6층 높이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운동하는 셈 치고 올라오면 금새 올라올 수 있는 높이이긴 하지만, 장을 봐서 짐이 많거나, 지친 하루를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는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옥탑 구하기 팁, 주의할 점>
옥탑 구하기 팁 ① : 실외기 체크하기
아무리 옥상 공간이 넓게 펼쳐져 있더라도,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무용지물 입니다. 제가 지금의 집과 함께 후보에 올려놓았던 집은 원룸 공간도 훨씬 넓고 신축 이었지만, 옥상에 그 건물의 실외기가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에어콘을 틀지 않는 계절에 방을 보려다녀 처음에는 눈길도 가지 않았지만, 10대 이상의 실외기가 한 여름에 뿜어낼 소음과 열기를 생각하면 그 속에서 차를 마시거나 여유롭게 앉아 있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옥탑 구하기 팁 ② : 집의 방위, 방향을 고려하자.
흔히들 동향의 집이 좋다고 하지만, 다닥다닥 건물이 붙어 있는 아파트나 주택에서는 그 영향이 덜 합니다. 하지만 사방이 뻥 뚫린 옥탑에서는 집의 '향'이 정말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에 따라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추위를 많이 타는지, 혹은 더위를 많이 타는지 꼭 생각해 보시고 방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옥탑 구하기 팁 ③ : 주변환경을 잘 살피자.
옥탑은 아무래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들이 둘러서 있다면, 강한 햇볕이나 바람은 막을 수 있겠지만, 사생활이 들여다보이게 되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제가 사는 지역은 비행기 항로에서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비행기 소음이 다른 지역보다 심한 편입니다. 방 안에서까지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지만, 만약 여기서 조금 더 항로에 가까운 위치였다면 층간소음을 피해 온 보람이 전혀 없을 뻔 했습니다.
옥탑 주의사항 : 나에게는 옥상이지만, 그 밑에는 사람이 산다.
옥탑방 밑에는 또 다른 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내 눈앞에는 야외에 펼쳐진 옥상 공간 이지만, 아랫집 사람에게는 거실이나 안방의 천장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자를 끈다던가, 큰 소리를 내거나, 무거운 물체를 쿵쿵 내려놓는 등의 행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실제로 저 역시 이사 초기 집들이를 한 다음날 아랫집에 사시는 분께 주의를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이사한 입장으로써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적다보니, 갯수로 치면 단점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젊은 시절 옥탑에서의 생활을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옥탑이라 불편한 점도 있고, 신경써야 할 점도 있지만, 도심 속 다른 곳에서는 즐길 수 없는 유유자적 혹은 왁자지껄한 생활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