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데이트, 칼로&디에고와 남산 케미스트리
지난 포스팅에서 다뤘던 경리단길의 스핀들마켓과 HAY 매장을 방문한 후, 본래 목적지였던 칼로&디에고(Kahlo&Diego)로 향했습니다.
일명 ‘장진우 거리’로 불리우는 곳에 있습니다.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와 그의 남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의 이름을 땄습니다.
<칼로&디에고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25
감각적인 네온 사인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참 잘 꾸며 놓았습니다.
칼로&디에고의 1층은 카페, 2층은 Bar로 운영되고 있지만,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팝업 스토어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브루클린 브루어리 팝업 스토어는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아쉽기는 했지만, 예전부터 칼로&디에고 역시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이라, 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다양한 칵테일 메뉴가 먼저 눈에 띄었는데, 칵테일은 특별히 좋아하지 않고, 아는 것도 없었기에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브루클린 브루어리 다크 라거(9,000원) 한 종류는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아드벡 10년(Ardbeg 10y)’이라는 위스키도 한 잔(15,000원) 주문했습니다. 위스키는 잘 모르지만, ‘아드벡 10년’이 지난 번 친구의 추천으로 맛 보았던 라가불린과 같은 페이지에 적혀 있어서 비슷한 맛이겠거니 하고 주문했습니다.
브루클린 다크 라거는 너무 쓰거나 달지 않고 가벼운 느낌으로 마실 수 있는 흑맥주였습니다.
새로운 맥주를 시도해보고 싶지만 너무 강한 맛이나 도수에는 부담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드벡은 역시 라가불린과 마찬가지로, ‘피트하다’라고 표현하는 나프탈렌이나 정로환 같은 독한 향이 느껴지는 위스키였습니다.
독한 향 뒤에 바닐라 향 같은 것이 어느샌가 나타났다가, 살짝 아린 맛이 혀 끝에 남으면서 ‘다 마셨어’라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런 걸 왜 먹어?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성 있고 입체적인 향의 구성에 이상하게 끌립니다.
칼로&디에고 바의 바텐더는 수상경력이 굉장히 많은 분인지, 상패가 많이 놓여 있었습니다.
칼로&디에고의 칵테일 가격은 15,000원~20,000원 정도로 저렴하지 않지만, 3명의 바텐더가 다양한 술을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마셔 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칵테일에 대한 취향이 좀 생기고 난 후에 꼭 한 번 다시 와서 주문해보고 싶었습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를 맛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근처의 크래프트 비어 펍 남산 케미스트리를 들렀습니다.
요즘 마트에서도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구스 아일랜드(Goose Island)의 거위가 맞아줍니다.
<남산 케미스트리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225-5
‘크래프트 비어’라는 주제에 맞게, 다소 거칠면서도 빈티지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입니다.
바 테이블에 앉으면, 반대편으로 뻥 뚫려 있는 창을 통해 남산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참 맥주 맛이 나는 공간 입니다.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입니다.
30종류의 크래프트 비어와 몇 가지 안주가 될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남산 케미스트리 메뉴 및 탭리스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소라치 에이스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소라치 에이스는 일본의 홉 품종인 ‘소라치 에이스’를 사용하여 만들어집니다. 깔끔한 귤 향이 특징적입니다.
벨기에의 농가에서 먹던 에일 종류인 ‘세종(saison)’ 입니다. 도수는 7.6도지만, 알코올 향이나 쓴 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볍고 상큼한 귤 향이 특징적인 편 입니다.
‘Bella IPA’가 함께 나왔습니다. 부산 로컬 브루어리인 와일드 웨일브의 Rye IPA라고 합니다. IPA 특유의 귤 향이 있고, 달달한 편 입니다.
새로 2잔을 주문했습니다. 탭 리스트 1번과 30번 입니다.
1번은 Trevier Pilsner라는 필스너이고, 30번 Personas는 CA Common 이라는 생소한 종류 입니다.
필스너는 깔끔하고 청량한 맛으로 시작해서 보리맛이 길고 묵직하게 남으면서 구수합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5,500원으로 가격도 가장 저렴합니다.
Personas는 구운 빵의 맛이 난다고 설명되어 있었는데, 이 말이 이해되는 맛입니다.
고소하고 씁쓸한 맛이 지속되다가, 가장 마지막에 은근하고 기분 좋은 단 맛이 남습니다. 독특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맛입니다.
6종류의 맥주와 1 종류의 위스키를 맛 본 만족스러운 일정이었습니다. 맛있는 크래프트 비어들과 분위기 좋은 펍들이 늘어나고 있어 기분이 좋네요.